서울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도시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신체적으로 꽤 큰 도전이다.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허리통증은 흔한 불청객처럼 따라붙는다. 많은 이들이 이를 단순한 피로나 척추 문제로만 치부하지만, 실제 원인은 의외로 엉덩이 근육에 있는 경우가 많다. 잘 느끼지 못하고 관리도 어려운 부위지만, 이곳이 뭉치면 몸 전체의 균형이 흔들리고, 허리나 다리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특히 서울 직장인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엉덩이 뭉침과 허리통증의 연관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1) 허리 아픈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엉덩이?
서울 강남의 한 IT 기업에서 일하는 30대 후반의 이대리는 매일 허리 아래쪽이 묵직하게 뭉치고 아픈 통증에 시달린다. 처음엔 허리디스크를 의심해 정형외과를 찾았지만, 검사상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고 의아함을 느꼈다. 이후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뚜렷한 호전은 없었다. 그런데 자세 분석을 해본 결과, 그의 앉은 자세가 문제였다. 항상 한쪽 엉덩이에 체중을 실어 앉고, 다리도 꼬는 습관이 있었다. 이런 자세는 대둔근과 중둔근이라는 엉덩이 근육을 비대칭적으로 긴장시키고, 결국에는 이 부위가 단단하게 뭉치게 만든다. 근육이 뭉치면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엉덩이의 피로가 허리와 골반에 전달된다. 엉덩이 근육은 척추와 골반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곳이 긴장되면 허리 근육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 결국, 허리가 아프다고 느껴지지만 진짜 문제는 엉덩이에 있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단순히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부분의 직장인들 사이에서 점점 더 흔해지는 현상이다.
2) 좌골신경통, 디스크가 아닌 엉덩이 때문일 수도 있다
좌골신경통이라는 말을 들어본 사람은 많지만, 그 원인이 엉덩이 뭉침일 수 있다는 건 잘 모른다. 좌골신경은 엉덩이 깊숙한 곳을 통과해 허벅지 뒤쪽으로 내려가는 신경인데, 이 신경이 지나가는 경로 중 하나인 '이상근'이라는 작은 근육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상근 증후군'은 이 근육이 단단하게 뭉치면서 좌골신경을 눌러 다리 저림이나 당김 현상을 유발한다. 장시간 의자 생활을 하는 직장인에게 이 증상은 특히 자주 나타난다. 엉덩이가 지속적으로 눌리면 해당 근육이 뻣뻣해지고, 근막과 신경이 눌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허리부터 발끝까지 당기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며, 이를 디스크 문제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엉덩이를 제대로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테니스 공 마사지’나 ‘폼롤러 릴리스 운동’도 엉덩이 뭉침 해소에 도움이 된다. 특히 이상근을 자극하는 스트레칭은 좌골신경통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다. 통증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풀어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3) 잘못된 앉은 자세, 통증의 시작점
엉덩이 근육이 뭉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자세'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자세로 앉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무심코 다리를 꼬거나 한쪽으로 무게를 실은 채 앉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편한 자세가 반복되면 골반이 서서히 틀어지고, 엉덩이 근육도 불균형하게 자극을 받는다. 특히 좌우 엉덩이에 가해지는 압력이 다르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척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울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를 자주 취한다. 하루 종일 엉덩이 근육이 압박을 받는 셈이다. 문제는 엉덩이 근육의 뭉침은 통증이 있을 때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은 뭉침이 오래 누적된 후에야 허리, 골반, 무릎 등 다른 부위에 통증이 퍼지며 인식된다. 따라서 하루 2~3번은 의식적으로 엉덩이 근육을 움직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한 방법으로는 ‘스탠딩 워크(제자리 걷기)’, ‘힙 브리지 운동’, ‘고양이 자세 스트레칭’ 등이 있다. 사무실에서도 의자에 앉은 채 할 수 있는 스트레칭 동작을 익혀두면 큰 도움이 된다. '앉아 있는 것이 흡연만큼 해롭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엉덩이를 움직이는 작은 습관 하나가 허리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허리통증이 단순히 허리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할 때가 됐다. 특히 서울처럼 앉아 있는 시간이 긴 환경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에게 엉덩이 근육의 뭉침은 간과할 수 없는 건강 리스크다. 통증은 단지 ‘결과’ 일뿐, 원인은 엉덩이에 있다. 엉덩이를 자극하고 풀어주는 습관, 그리고 정확한 자세는 허리와 골반, 전신의 건강을 좌우한다. 오늘부터 의식적으로 자세를 바꾸고, 엉덩이 스트레칭을 실천해 보자. 당신의 몸이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