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주변에 통증이 생기면 대부분 허리나 좌골신경을 의심하지만, 실제로는 ‘엉덩이 근막’과 ‘고관절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이 두 가지는 통증의 위치와 양상이 비슷해 혼동되기 쉽지만, 근본적인 원인과 대처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본 글에서는 엉덩이 근막통과 고관절통의 주요 차이점을 원인 중심으로 살펴보고, 각각에 맞는 접근법을 안내한다.
엉덩이 근막통, 근육의 과도한 긴장이 원인
엉덩이 근막통은 주로 장시간 앉는 생활 습관, 잘못된 자세, 과도한 운동 또는 근육 피로 누적으로 인해 발생한다. 근막은 근육을 감싸고 있는 얇은 조직으로, 이 부위가 반복적으로 긴장되면 염증 반응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둔근과 중둔근 주변의 근막이 경직되면 눌렀을 때 깊은 통증이 느껴지고, 해당 부위를 중심으로 엉덩이, 허벅지까지 통증이 퍼지기도 한다. 엉덩이 근막통은 MRI나 X-ray로는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근막통증증후군(Myofascial Pain Syndrome)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트리거 포인트(압통점)가 명확하며, 이를 눌렀을 때 통증이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오래 앉아 있는 사무직이나 운전자, 혹은 다리를 자주 꼬는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 흔히 나타난다. 해결 방법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스트레칭, 폼롤러를 활용한 근막 이완, 바른 자세 유지를 통해 점차 증상을 줄일 수 있다. 도수치료나 마사지도 단기적으로 효과적이다. 무엇보다도 반복적으로 긴장되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고관절통, 관절 내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
반면, 고관절통은 단순한 근육 뭉침을 넘어서 관절 내부의 구조적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 대표적인 원인은 고관절 충돌증후군(FAI), 고관절 labrum 손상, 고관절 활액막염, 그리고 퇴행성 관절염이다. 이들은 근막통보다 훨씬 깊고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하며, 움직임에 제한을 동반한다. 고관절통은 대개 엉덩이보다는 사타구니 부위에 통증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증이 엉덩이 후방까지 번지기 때문에 근막통과 혼동되기도 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차이는, 앉았다 일어날 때, 계단을 오를 때, 양반다리 할 때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움직임에 따라 통증이 뚜렷하게 악화된다면, 근막보다는 고관절 자체의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진단은 MRI 또는 CT를 통해 이루어지며, 경우에 따라 관절내시경이 필요할 수 있다. 치료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가 기본이며, 심할 경우 수술적 접근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특히 충돌증후군이나 연골 손상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퇴행성으로 빠르게 진행되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3가지 자가 체크법
엉덩이 통증이 발생했을 때, 정확한 구분이 어렵다면 아래 3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자.
- 눌러봤을 때 통증의 반응: 손가락으로 엉덩이의 특정 지점을 눌렀을 때 통증이 강하게 올라온다면, 근막통일 가능성이 높다. 고관절통은 외부 압박보다는 움직임에 의해 통증이 유발된다.
- 움직임 제한 여부: 다리를 돌리거나 굽혔을 때,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통증이 강하게 동반된다면 고관절 문제일 수 있다. 근막통은 움직임보다는 특정 자세에서 통증이 유발된다.
- 통증의 위치: 통증이 엉덩이 중심에 있고 넓게 퍼진다면 근막통, 사타구니 쪽 통증이 강하고 깊다면 고관절 문제를 의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 정확한 감별이 필요하다. 간단한 물리치료로 해결될 수 있는 근막 문제와 달리, 고관절통은 시간 지날수록 회복이 더뎌지고 만성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엉덩이 통증은 단순한 근육 뭉침에서부터 고관절 질환까지 원인이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통증이 시작된 위치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알맞은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반복적인 스트레칭과 근막 이완으로 해결될 수 있는 근막통과 달리, 고관절통은 전문적 진단과 치료가 필수다. 현재 엉덩이 통증이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오늘이라도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자. 빠른 판단이 건강한 회복의 첫걸음이 된다.